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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폐업직전 가구점이 강남 오피스로 …"증축 핵심은 하중"

입력 : 
2023-06-08 16:09:37
수정 : 
2023-06-08 16: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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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4층 건물을 8층으로 증축
하중 크게 늘어나 고난도 공사
구조 보강하고 철골조로 시공
대형 승강기·기계식 주차장…
모든업종 수용 가능 공간으로
사진설명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울 강남구 언주역 인근 빌딩의 리모델링 전 모습, 리모델링 후 모습, 하중이 작은 철제 계단, 노출형 천장과 시스템에어컨. DK빌딩연구소
서울에서 '논현동' 하면 가구 전시장이 떠오른다. 베이비부머들이 결혼 적령기에 도달한 1980~1990년대에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꼬마빌딩들이 우후죽순처럼 공급됐다.

지금 공급되는 아파트를 비롯한 주거시설에는 빌트인 가구가 딸려 있어 장롱이나 신발장, 수납장 등을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거의 없어졌지만, 당시만 해도 신혼살림을 꾸리거나 큰 집으로 이사할 때 새 가구를 장만하는 게 당연시됐다. 서울 지역에서는 강남구 논현동에 가구거리가 특화돼 국내외의 내로라 하는 가구점들이 논현역부터 학동역에 이르는 거리를 비롯해 주변 곳곳에 가구 매장들이 포진하기 시작했다.

1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던 1990년대를 기점으로 붙박이 형태 가구들이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가구거리가 쇠퇴의 길로 접어들자 논현동에서 가구 매장은 하나둘씩 자리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 지면에 소개하는 건물도 이즈음 가구 매장으로 4층 전체가 임대되고 있었는데 가구 산업 사양화에 따라 공실이 발생하자 건물주는 차제에 이 건물을 리모델링 전문 업체와 상담한 끝에 남아 있는 용적률을 최대한 활용해 4개 층을 증축하기로 마음먹었다.

차병원으로 유명한 언주역 대로변에 위치한 이 건물은 1981년도에 준공된 상가건물이다. 용도지역은 3종일반주거지역으로 대지면적이 647㎡(약 196평)이고 연면적이 1367㎡(약 413평), 지하 1층이 딸린 지상 4층 건물이었다. 말이 상가건물이지 승강기도 없고 주차시설도 미흡해 어떠한 업종을 유치하더라도 장사가 잘되기는 어려운 상태였다.

지상 4층 건물 위에 4개 층을 증축하면서 승강기를 설치하고 기계식 주차장도 신설하면서 건물 내·외관을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닌 고난도 작업이다. 증축을 하려면 기존 골조가 증가된 하중을 견딜 정도로 튼튼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건물이든 처음 설계할 때 층수가 몇 층이냐에 따라 그에 적당한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지 수십 년 후에 예상되는 증축을 감안해 처음부터 필요 이상으로 골조를 튼튼하게 만드는 일은 없다. 그것은 그때 가서 고민할 일이지 미리부터 불필요한 비용을 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려운 4개층 증축에 앞서 사전에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하면서 구조계산을 철저히 해 기둥과 보, 슬래브 등에 구조 보강 작업을 거쳤다. 또한 증축되는 층의 구조는 하중을 줄이기 위하여 철근콘크리트조가 아닌 철골조로 짓는 것이 일반적이다. 계단도 외부에서 조립해온 철제계단을 설치함으로써 튼튼하면서도 하중이 작은 이점을 살렸다.

건물 크기가 꼬마빌딩 수준을 넘어 중형급 빌딩으로 커지면서 승강기도 대형으로 신설했고, 6층 이상 건물에 새로 적용되는 법령에 따라 장애인 화장실도 설치했다.

탁 트인 개방감을 확보하기 위해 창문을 대형 유리로 마감하는 커튼월 방식을 택했다. 건물 외벽은 중후한 톤의 컬러 벽돌로 마감했다.

천장은 요즘 유행하는 노출 천장 방식으로 마감하면서 시스템에어컨도 설치했다. 부족했던 주차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건물 외부의 여유 공간에 주차타워를 신설해 18대 수용 가능한 기계식 주차공간을 마련했다.

약 5개월여 기간 동안 증축을 겸한 대수선 공사 결과 4층짜리 건물이 어엿한 8층 첨단빌딩으로 재탄생했다. 이로써 더 이상 가구 매장과 같은 특수 업종에만 의존하지 않고 무슨 업종이든 수용 가능한 상가 겸 오피스 빌딩으로 재탄생했다.

사진설명


[임동권 DK빌딩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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