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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했을 뿐인데 … 건대앞 낡은 상가, 스타벅스 건물로

입력 : 
2022-11-17 16:08:43
수정 : 
2022-11-23 13: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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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건대상권 노후상가의 리모델링 이전(아래 사진)과 이후(위 사진) 모습.
최근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재테크 목적의 리모델링이 활기를 띠고 있다. 1970~1980년대 고도성장과 1980~1990년대 강남 개발, 주택 200만가구 건설 등 여파로 전국적으로 다가구주택, 상가주택, 근린생활시설 건물 등 '꼬마빌딩'이 우후죽순 지어졌다. 1980~1990년대 준공돼 25년 이상 경과된 노후 건물들이 현존하는 꼬마빌딩 전체의 60%를 넘고 있는데 이를 싹 허물고 신축하느냐, 아니면 골조만 남기고 내·외관을 대수선해 30년을 더 사용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이제는 신축의 대안으로 노후 건물을 건물주가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요구에 맞춰 미관과 기능을 회복시킴으로써 임대료 상승으로 부를 재창출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시내 낡은 꼬마빌딩들을 입지와 상권에 최적화해 성공적으로 리모델링한 사례를 소개한다.

서울에는 지자체별로 내로라하는 대표상권이 한두 개씩 존재하지만 서울 전체를 통틀어 5대 활황 상권을 꼽으라면 전문가별로 우선순위는 다르겠지만 홍대, 강남역, 이태원, 가로수길, 건대 정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들 상권의 특성은 주 고객층이 젊은 층이고, 상권 내에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잘 구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먼저 소개할 건물은 광진구 화양동 건대 상권 대로변 초역세권의 우량한 위치에 소재한 건물인데 1980년대 양식으로 지어진 상가로 상권 위상에 걸맞지 않게 외관이 매우 초라한 상태였다. 용도지역은 재건축할 경우 8~10층까지 올릴 수 있는 준주거지역으로서 대지면적도 447㎡(약 135평)로 작지 않지만 1987년 축조 당시 지하 1층에 지상 4층까지만 올렸다. 승강기도 없고 주차시설도 절대 부족해 상가건물로 제값에 임대하는 데 애로가 많았다. 건폐율 49%에 용적률은 법적 허용치 400%에 한참 못 미치는 183%에 불과하였다. 워낙 입지가 좋아 공실 걱정은 없었지만 2~4층은 엘리베이터가 없고 건물이 낡아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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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밀도개발이 가능한 토지에 걸맞게 부동산 가치를 최대치로 구현하기 위해 건물주는 재건축도 검토하였으나 용적률 400%를 적용한 신축비용이 30억원을 훌쩍 초과하여 건물주가 감당하기에 무리여서 이를 포기하고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상권이 우수한 만큼 굳이 신축하지 않아도 저층부를 우량 임차인으로 채울 경우 상당한 임대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으로 외관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개조하고 승강기를 신설해 편의성을 제고하는 방식의 대수선을 선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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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전 모습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건물 최상층은 비스듬한 경사면에 작은 창문이 여럿 있었다. 과거에 지어진 건물 중에는 이처럼 유럽풍 양식의 건물이 있지만 경사진 꼭대기 층은 전용면적이 작고 이용이 불편해 임대가 원활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우선 경사진 부분을 똑바로 펴 올리기로 했다. 구조적 안전성과 빗물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사지붕 위에 벽체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현대식 이미지의 평지붕 형태를 구현했다.

건물 이미지를 현대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본 프로젝트의 목표였기 때문에 전면은 기둥을 제외한 모든 벽돌을 철거하고 밝은 톤의 석재타일로 교체하였다. 전면 창은 커튼월 방식의 통유리로 마감해 시야가 탁 트여 개방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이 살아났다.

엘리베이터를 신설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 엘리베이터는 이용자가 1층에서 곧바로 엘리베이터를 탑승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해야 하는데 옛 건물은 여러 계단을 올라간 화장실 자리에 엘리베이터를 지어야 했기에 무거운 물건을 들고 엘리베이터를 탑승하는 데 매우 불편해 이 방식을 포기하고 건물 후면에 있는 공지 방향으로 수평증축하기로 했다. 이렇게 후면 공간이 넓어지자 그곳에 엘리베이터와 화장실을 설치하니 건물 이용이 한결 편리해졌다.

승강기 및 화장실의 추가 설치에 따라 연면적이 증가하게 되니 주차대수 추가가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대지 내에 추가적인 주차를 수용할 공간이 없어 고민한 결과 건물 뒤편의 공지를 활용해 1층에서 지하층까지 수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간이식 주차기계를 설치해 문제를 해결했다.

대수선 허가조건에 따라 조경면적이 부족했는데 기존의 대지에 추가적인 조경을 확보할 공간이 없어 옥상에 필요한 조경면적을 확보했다.

리모델링한다는 소문이 나자 모든 건물주의 1순위 희망 임차인이라 할 수 있는 스타벅스가 공사가 한창인 시점에 먼저 접촉해와 1층과 2층을 임대하기로 계약했다. 스타벅스 요청에 따라 1층에서 2층으로 통하는 내부 계단을 설치하고, 건물 전체 완공에 앞서 1~2층 카페 공사를 우선적으로 완료해 3~4층 공사기간 중에도 카페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작업스케줄을 조정했다. 저층부는 상층부 공사 중에도 영업을 할 수 있으므로 건물주는 그만큼 공실 기간을 줄이고 임대수입을 추가할 수 있는 이점을 살린 것이다.

2018년에 5개월 동안 공사비 13억6300만원을 들인 공사가 완료되었다. 연면적 1057㎡(약 320평) 대비 평당 426만원이 투입되어 평균적인 대수선비용보다 높았다. 낡은 건물 안팎을 해체한 후 드러난 골조상태가 부실하면 상당한 비용을 들여 구조보강공사를 해야 하고, 증축공간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경우에도 엘리베이터 비용과 설치비가 추가된다. 경사진 지붕을 똑바로 펴 올리는 것도 어려운 공사다. 건물 뒤편의 공지에 기계식 주차시설을 설치하는 비용도 상당했다.

그러나 건물주가 과감한 결단으로 상당한 리모델링 비용을 투입한 결과 스타벅스 같은 우량 임차인을 유치하여 1~2층을 임대하고 있으니 그럴듯한 상가건물로 재탄생된 것이다. 참고로 스타벅스와 같은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임대료를 월정액으로 지불하지 않고 월매출의 일정 비율을 건물주와 합의해 지불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따라 상권이 좋아 매출이 높으면 시세보다 두 배 이상의 임대수입을 얻기도 하고 매출이 낮으면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서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상권의 노른자위에 입주한 카페는 평균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임동권 DK빌딩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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